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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연재] 칼질을 못하는데 왜 주방에서 일해?

칼질을 못 하는데 왜 주방에서 일해? (3)

by Shinbibi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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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풀어나가면 훨씬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뭐.. 전체적으로 봤을때 너무 얘기가 길어질까봐서 ㅋ

여튼 그렇게 고딩때부터 했던 도미노 피자 알바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주말알바로 했었다.

 

물론 내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 과학생회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만둬야 했지만 ㅋ

아니 툭하면 학생회 회의해야 하고 뭐만 하면 교수님들이 부르고 바쁘더라고요?.... 흑흑. 

쉬고 싶은데 주말에도 불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뭐 내가 수강신청을 해서 학교 안나가는 날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게 고정 시간표인지라 불가^_^

5일 꽉꽉 나갔음..

 

 

 

그렇게 한번 외식쪽에 경력이 생기니까 뭐든 다 잘할 수 있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음.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깜냥도 안되는데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였음.. 외식업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음.

 

당시에 같은 과 동기오빠가 모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어서 자신이 하는 업무나 페이 등등을 알려주었는데 

해당 레스토랑도 괜찮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만 하길 잘한 것 같았음. ( 꽤나 악덕기업임.. ) 

 

 

원래 내 전공을 찾아가려면 거의 남자들은 조리사, 여자들은 영양사쪽으로 취업을 했어야 했는데

난 영양사가 싫었다. 일단 그 식단을 짜는 것부터가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정도면 되겠지 - 라고 만만하게 봤던 영양학 과제에서 계속 빠꾸먹고 교수님한테 불려가서 식단표 수정하고 ㅠㅠ

( 진짜 수치다 수치.. 내 생각엔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잘하지도 못하니 더 못하고 하기 싫었던 것 같다. ) 

 

이제 기본 식단표를 넘어서 유동식( =음식을 씹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환자식 )

뭐 이런 것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칼로리 계산도 계산이고 반찬이 겹치지 않게 3끼를 제공해야 하는데

와 진짜 환자식은 식단표 짜다가 머리 쥐어뜯은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학교에 들어왔으니 졸업은 해야지...?

졸업전에 대기업 S 사( 여러분이 가장 먼저 떠올렸을 그 곳 맞습니다 ) 에 자소서를 넣었는데 덜컥 합격되어버림..

 

아니 왜요???????? 되고도 얼떨떨..하필 또 우리과에서 딱 2명 붙었는데 그 중 한명이 나인 것이다...

교수님들은... 엄청나게 기대를 하셨다. ( 죄송해요 ㅋㅋㅋㅋ ) 

저 녀석 저기 입사하면 이제 그걸로 우리과 홍보해야지 하셨던 마음 아닐까 ㅋ 

우리 엄마도 엄청 기대했다... 세상에 무슨 일이냐 하시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면접을 시원하게 말아먹었다.ㅋㅋㅋ 

 

A 레시피를 요구하는 상황이였는데 순간 넘 당황해서 머릿속이 새하얘짐.. 진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서

죄송하다 긴장되서 기억이 안나는데  B 레시피는 말할 수 있습니다 하면서 B 레시피를 줄줄이 말함.

 

그치만 잊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정적과 함께 면접관들이 서류에다가 뭘 막 격하게 쓰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락이라는 말이였겠지^^ 

 

하긴 붙었어도 영양사 시험 떨어지면 입사취소였는데 그게 더 슬펐겠지 라면서 정신승리를 해봅니다.

 

 

 

교수님 버프로 H기업 경력직사원 뽑는데 ( 난 아직 졸업도 안했는데.. ) 면접에 끌려들어간 적이 있었다.

 

면접 전에 메일로 자소서를 넣었는데 자꾸 전송실패가 되어서 아 짜증나 안해; 하고 안 넣었다가

조교님한테 혼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수님한테 호출당해서 또 혼나고 ㅋㅋㅋㅋ 

교수님이 겨우겨우 마련한 자리라고 하면서 날 밀어넣었는데... 음.. 역시 졸업도 안한 핏덩이는 관심밖이였다.

 

학생회 바로 윗기 선배가 들어간 곳이라서 만약 입사했다면 선배가 사수가 되는 거였는데 

선배한테 들은 바로는 면접때 엄청 버벅거리면서 말한 사람이 합격 했다고 한다..

( 하도 말을 버벅거려서 그 사람 이름을 외웠음.. )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경력은 제일 없었는데 

얼굴이 월등하게 예뻤다.. 이때부터 면접이 얼굴이 1순위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겼음ㅋ 

 

가만보면 진짜 간절하지 않으면 배째라~~~~ 성격이 자꾸 튀어나온다... ㅎㅎ

이게 세월이 흘러도 계속 그런 것이 아무래도 나의 치명적인 단점인거 같다...^^ 

 

 

 

 

여튼 그래서 여러모로 나는 영양사가 내 길이 아닌 거 같어~ 하면서

일찍이 나는 외식업으로 갈거다! 라는 핑계와 함께 공부를 꽤 소홀히 하였는데

( 아예 안하진 않았음 그래도.. 신도림인가 ? 영양사 국시 대비 학원도 다녔음 ㅠㅠ )

가장 취약한 과목에서 60점을 못 넘겨서 불합격~~~ 하하하하하

이 과목이 진짜 너무너무너무 싫었는데 진짜 티가 나더라는... ㅎ... 

 

 

개고생했는데 이럴거면 공부 아예 하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ㅋ

추워죽겠는데 학원가는거 진짜 귀찮았기 때문에... 하여튼 영양사는 내 체질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막막해졌다.

계속 지원서를 넣어도 별로 연락도 없었고... 밥벌이를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급 초조해져가지고 여기저기 넣었다가 덜컥 이제 면접이 잡힌게 바로 투썸플레이스 였다.

 

 

 

 

 

 

 

 

 

지금은 투썸 하면 다 알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음... 이제 막 커가는 브랜드? 정도였음.

아는 사람만 알고 나머지는 그게 뭐야? 뭐하는데야? 대충 요런 느낌? 

살짝 생소하지만 어쨌든 CJ 계열사기 때문에 중간은 하겠지 라고 생각해서 뛰어들었는데 

진짜 내가 너무 바리스타를 얕잡아 봤던 것이였다..... 

 

가맹점이였지만 오픈하는 매장이였고, 매장이 자리 잡힐 때 까지 본사에서 오픈바이저들이 나와서 교육해주는 것이였는데

여기서 기 쎈 오픈바이저를 만나서 진짜 호되게 당했음 ㅋㅋㅋ 눈물콧물 쏙 뺐다 진짜... 

 

 

일단 시작부터 난관이였는데 점주가 2분이고 심지어 자매임.. 근데 성격도 스타일도 달라서

일 할 때 이 각각 두 사람의 마음에 들게 일을 했어야 했다. 여기서부터 이미 피곤해진다 ㅋㅋ

1명의 점주님 성격 맞추기도 힘든데 두 사람을 어떻게 100% 만족시킴 ㅠㅠ 절대 못 한다.... 

 

직원들과 알바들끼리 큰 점주님 작은 점주님 이렇게 불렀었는데

큰 점주님이 나를 딱히 좋아하지 않으셨음ㅋㅋㅋㅋㅋ 약간 사고뭉치? 같은 이미지로 보셨다. 

 

뭐 그 당시에는 마음만 급했던 적이 많아서.. 사회초년생이기도 하고 ㅠㅠ

들여다보면 틀린 말도 아닌데 사실 우리 직원들 모두 다 단점이 성격급해서 거의 비등비등한 단점이였던 것 같은데

특히 내가 마음에 없는 빈말을 잘 못해서 살짝 미움을 받았던 것 같음 ㅋ곧이곧대로 말해버리고 ㅋㅋ 

 

 

 

 

경력이 피자집 아르바이트밖에 없지만 인상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면서 채용을 하셨는데

이제 내가 커피 샷 추출하는 것도 모르는! 카페쪽에서 정말 기피하는 와왕와왕 초보였기 때문에 

모든 용어들을 일단 외우는데 진짜 머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이 전에도 말했지만 외식업은 손으로 배워야 빨리 외워지는데 그냥 텍스트만 잔뜩 있고 

커피 음료 스무디 등등 레시피를 다 뽑아서 주더니 그냥 외우라고만 하고 ㅠㅠ 

백지에다가 레시피 시험을 보는데 진짜 돌아버려 ㅠㅠ 메뉴 이름명도 모르는데?? ㅠㅠ 

 

 

 

 

샷 추출까지는 어떻게 꾸역꾸역 했는데 스팀 치는게 처음에 너무 어려웠다....

심지어 스팀봉 뜨거워서 갑자기 온도 확 오르면서 거품 넘치면 빨리 레버 돌려서 꺼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서 막 피처에 우유 넘쳐버리고~ 스팀봉 손으로 잡아버려서 화상도 입고; 

 

나를 가르쳐주던 바이저 2명 중 한 사람은 제시고 한 사람은 밤비였는데

( 당시 투썸에서는 수평적문화 어쩌고 때문에 닉네임 사용했음 ) 

제시는 아무리 내가 허둥대고 어리버리를 타도 화 내지 않고 침착하고 차분하게 알려주었는데

밤비는 성질이 진짜.. 보통이 아니였음 유명하다고 했음.. 

 

그래도 뭐 일은 잘한다~ 라고 했지만 솔직히 그 때 당시에는 나를 너무 혼내서 너무너무 싫고 미웠음ㅋ

약간 사람을 깎아내리듯이 화를 내는게 제일 싫었고, 스팀 칠 때 내가 너무 손 높이를 높이 하고 있으면

손등을 막 때리면서 '내려,내려.' 막 이런식으로 하대하듯 가르치는게 너무 ㅠㅠ 싫었음.... 

 

사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진짜 답답하긴 했겠지.. 경력도 없는앨 점주가 왜 매니저로 채용해가지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속으로 얼마나 욕했을거야 ㅋ 

 

 

처음엔 짜증을 몇 번 내다가... 언젠가 한번 밤비가 진짜 미친듯이 화를 냈던 날이 있었음..

아마 대자연의 섭리.... 그 기간이 아니였을까? 

 

뭐 땜에 화가 났더라..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자기가 가르쳐준대로 내가 안 했거나 ( 내 입장에서는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지만 ㅠㅠ )

아니면 마음에 안들게 했거나? 여튼 둘 중 하나인데 밤비가 진짜 빡이 쳤는지 그 날은 소리를 빽!!! 하고 질렀던 것이다.

 

근데 이제 말을 진짜 너무 ㅋㅋㅋㅋ 심하게 했음 왜냐면 이걸 내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ㅋ 

 

 

 

" 이럴거면 바리스타 하지마!!! 하지도 못 할걸 왜 하겠단거야??? "

 

 

 

할말이 없었음 ㅋㅋㅋㅋ 그러게 하지도 못할걸 왜 한다고 했을까 아니 저도 벌어먹고 살라고 선택한 길인데요...

물론 지금이면 바락바락 따지고 들었겠지만 이 때의 나는 굉장히 소심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얼마나 소심했냐면 길을 못 찾아도 지나가는 사람한테 못 물어볼 정도로 ㅋ

 

나도 잘 안되고 못하는거 아는데 면전에 대고 저렇게 말하니까 진짜 할말도 없고 따질 기력은 더더욱 없고

출근만 하면 맨날 밤비 때문에 심장이 두근두근거려서 ( 맨날 화내니까 ㅠㅠ ) 밤비 없는 날만 출근하고 싶다 생각했었음 ㅋ

근데 맨날 혼나고 혼나고 또 혼나고 하니까 나도 엄청 자존감이 깎여가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라 버렸다... 화장실 다녀온다고 호다닥 나가서 화장실에서 소리죽여서 끅끅 울었음.

 

 


나도 노력하고 있는데... 나도 애쓰고 있는건데... 잘 안되는걸 어쩌란 말임...

 

님은 뭐 처음부터 잘했냐... 그리고 이렇게 가르쳐주는게 당신의 일인데 왜 백날천날 화만 내고 난리냐 

화내면 뭐 내가 잘하냐????? 더 주눅들어서 못하지??? 하면서 혼자 속으로 엄청 욕하고

눈 시뻘개져서 다시 매장에 들어왔는데 오후 출근이던 제시가 나를 보고 ' 어휴 쟤를 우짤꼬.. ' 하는 눈빛을 건네고 ㅋㅋㅋ

밤비는 개빡치는데 딱 봐도 애가 울고 온거 같으니까 얼굴 시뻘개져서 화도 가라앉힐 겸 밥먹으러 나가버림ㅋㅋㅋㅋㅋ 

 

같이 일하는 직원언니는 그 때 나를 좋아하고 예뻐해주어서 토닥토닥 하면서 ' 울지마 ㅠㅠ 왜 쟤땜에 울고 그래!! ' 하면서 

밤비 밥 먹으러간 사이에 밤비 욕 엄청 해줬음 ㅋㅋㅋㅋ 지는 뭐 얼마나 잘한다고 저러냐고 하면서 ㅋㅋㅋ

웃기게도 사람이 참 간사한게 내가 싫어하는 사람 그렇게 같이 욕해주면 살짝 또 위로가 된다 ㅋㅋㅋㅋㅋ

 

 

 

 

근데 또 밤비가 그게 마음에 걸렸는지 밥 다녀와서 아깐 너무 말이 심했던거 같다고 사과를 했음..

뭐 사과하는데 어떡함?? 그때는 사과하는거 다 받아줘야 하는 사회적 암묵적 룰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안 받아주면 나쁜사람~~~

 

그래서 뭐 내가 잘 못해서 죄송하다 그런식으로 대충 마무리 했던거 같은데 기억 잘 안남 ㅠ 

그리고 그 다음부터 화는 안 내는데 대신 화날 거 같을때 한숨을 푹푹 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유..... 이거는.... 이렇게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어떻게 어떻게 또 교육을 받다가 오픈 팀이 빠지고 나중에는 이제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 가르쳐주고 그랬음!

또 이번 이야기의 결론은 뭐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던진 한 마디로 그 사람은 평생 상처를 갖고 살아간다..

물론 나도 살면서 사람들한테 상처주는 말 많이 했겠지..

그래서 나도 돌려받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쯥 

 

주방얘기는 근데 언제 나오냐고요? 아직 좀 더 가야합니다.. 거쳐간 장소와 사람들이 많네요 허허허

 

 

4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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