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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연재] 칼질을 못하는데 왜 주방에서 일해?

칼질을 못 하는데 왜 주방에서 일해? (4)

by Shinbibi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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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거쳐서 첫 직장을 투썸으로 다니게 되었던 것은, 어찌보면 좋은 일? 이기도 했다.

한참 이제 브랜드가 뜰랑말랑 할 때기도 해서 그런지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오래 일해서 나중에 후배들 양성하라고 하셨으니 ㅋㅋ

 

그렇지만 가맹점에서 그렇게 되기가 어디 쉽습니까... 흑흑 직영점이여야 누구 키우기도 좋지요

여러분 아시겠죠 가맹점 경력은 그다지 쳐주지 않습니다

한달을 하더라도 직영점 경력이 더 중요하답니다

 

 

뭐 아무튼 내 기준에서 투썸은 꽤 디저트가 맛있었고

( 지금도 맛있는 축에 속하지만 옛날에 진짜 맛있었음..

지금과 맛이 달라진 케익이 많아서 슬플정도....

단종된 케익도 많고 원가절감을 위해 바뀐 재료들도 많고 ㅠㅠ ) 

 

손님들이 케익을 고민하실 때 자신있게 이건 이런 맛이고 저건 저런 맛이다! 하면서

추천하고, 내가 추천한 케익을 사가실 때는 기분도 좋고! 뭐 아무튼 그랬다.

단골 손님도 늘어가고, 왜 우스갯소리로 요새도 있는 이야기지만

저 멀리서부터 아아손님이 오면 아아를 만들어놓기도 하고 ㅋㅋ 

 

지금 기억나는 단골 손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샷추가 4개 하는 손님이랑

아침마다 항상 따뜻한 카라멜 마끼아또 2잔을 사가시던 손님이 기억난다! 

그 분들이 저 멀리서 등장하면 바로 샷부터 내리고 있었다는 ㅋㅋ

 

 

손님에게 커피를 내어줄 때 " 벌써 나왔어요??? "  하고 손님이 놀라시면 씨익 웃기도 하고 ㅋㅋ

빨리 드리면 좋아하시니까 

더더더 빨리 해드리고 싶고 뭐 아무튼 그랬음 ㅋ 결제끝남과 동시에 바로 음료 들고가시면 편하시니까~ 

 

 

일하면서 커피를 심심찮게 마시게 되고 그래서 그 때 부터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커피 맛이 뭔지도 몰랐는데 이 때 커피를 슬슬 접하게 되었고

그 때 투썸에서 사용하던 원두가 꽤 내 입맛에 맞았는데 지금은 바뀌어서 좀 아쉽기도 하다. 

 

뭐 그리고 늘 그렇듯 사건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게 되는데~ 

 

 

 

당시에 마감 매니저가 나였고, 아르바이트생 1명과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

어떤 덩치 큰 아저씨 손님( 소심한 복수 ㅋㅋㅋ )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켜서 해당 음료가 나갔고, 

한참 뒤에 드시던 컵을 가져오셔서는 이걸 오븐에 데워달라고 하시는 거다. 

 

딱 봐도 토종 한국인이고....... 우리 오븐은 당연히 베이커리용이라서 뭔 소리지 하고 1차 당황...

전자레인지가 그 때 없는 매장이였어서 렌지가 없어서 못 데워드린다 응대하자 

그냥 오븐에 넣고 빼면 되는데 왜 안되냐고 갑자기 생떼를 부리기 시작하는 거다.

 

 

내가 바리스타 쪽으로 경력이 있었더라면 그냥

1) 뜨거운 물 더 넣어드릴까요? 라던지 

2)원래는 안되는데 새로 다시 내려드릴게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갔었을 것이다. 

 

물론 두 가지 다 리스크가 있는데 1번의 경우 커피의 맛이 밍밍해지기 때문에

샷을 어차피 반샷이라도 넣어서 타드려야 하는 점, 

2번째 역시 같은 이유로 2샷을 내려야 하므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손님이 매장에서 지랄발광을 하는 것보다야

훨~~~~씬 여러모로 나은 관계로 그냥 해주고 나만 입 꾹 다물면 되는 일이였다.

그러나 그 시절의 나는 경력도 없고 점주님이 하지마라! 라고 하면

진짜 곧죽어도 안된다로 버티던 애였기에 ㅋㅋㅋㅋㅋ

이제 막 대학 졸업한 애가 뭘 할 수 있겠나... 

 

 

드시던 커피를 다시 데워드릴 수는 없다라고 응대했고, 거기에 분노폭발한 손님이 진짜 지랄발광을 시작했다...

 

너 유학은 갔다오고 나서 바리스타 하고 있냐 아무나 바리스타 하는거 아니다로 시작해서..

그 자리에서 서서 한 3분 정도 계속 지랄지랄을 하는데 진짜 말로만 듣던 진상을 이렇게 만나는구나....

 

왜 반말질이야... 게다가 너라니....아저씨 우리 아빠보다 어려보이는데 우리 아빠 불러서 혼나볼래?!?!?!

 

하면서 속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느라 너무 힘들었음...ㅋ.... 

아무튼 그 아저씨에게 호되게 당하고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죄송하다 하고 그냥 새로 하나 뽑아서 주고 꾹꾹 분노를 참고 있는데 

 

저 멀리서 지켜보던 아주머니 세 분 정도가 트레이를 반납하시면서

 

 

" 어머 저 아저씨 뭐에요?? "

" 괜찮아요?? "

" 이상한 사람인가봐 왜저래~~~?? " 

 

 

하시는데 거기에 눈물버튼 터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대로 사무실 들어와서 펑펑 울었음... 

와 진짜 지금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저씨 옷차림과 머리스타일과 안경쓴거까지도 기억난다...

 

오븐에 넣다 빼기만 하면 되는건데 왜 그걸 안해주냐 바락바락 성질내고

얼마나 큰 소리로 화를 내는지 매장 내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 아저씨와 나에게 쏟아졌다...

주목 공포증이 이 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도 소심한 성격이였는데 이때 진짜 휴... 심장이 벌렁벌렁

 

오븐에 왜그렇게 집착을 했던걸까????

난 그 아저씨가 왜 자꾸 커피를 오븐에 넣으라는건지 진짜 이해를 못하겠다

집에서 쓰는 전자레인지가 오븐겸용인가???? 어떻게든 이해를 해보려고 하는데 암튼 안되네 ㅋㅎㅋㅎ

 

 

지금 어떻게든 그를 이해해보려고 하는건

그 아저씨 역시도 커피를 어떻게 데우는 건지 잘 몰랐고, 몰라서 오븐에 데우라고 한거고;;;;

모르니까 괜히 더 성질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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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사무실에서 울면서 그 와중에 보고는 또 해야 되니까 점주님한테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ㅋㅋㅋㅋ

점주님이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을 A4에 쓰래서 또 쓰고 ㅋㅋㅋㅋㅋ

 

같이 일하던 알바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그 또한 경력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위로도 못해주고 

그냥 내가 우느라 일을 못하니까 혼자 조용히 마감을 해주더라는ㅋㅋㅋㅋㅋ ㅠㅠ 고마운 사람..

 

 

 

여튼 그렇게 자초지종을 들은 점주님은 다음에 그런 일이 또 있으면

알겠다 하고 모른척 뜨거운 물을 더 넣어주라 하셨고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원가 때문에 샷 절대 주라고 하지 말라는거 너무 웃음벨 )

 

 

나를 예뻐하던 직원언니는 "울었다며?!?! 그럴땐 그냥 하나 해줘버려!! 어차피 점주님 몰라!!"

하면서 ㅋㅋㅋㅋ 또 그 아저씨 이상하다고 같이 욕해줬다.. 이 언니 없었으면 진짜 어떻게 일했을지 모르겠다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라떼 아트 할 줄도 모르는데 언니가 가르쳐준다고 애썼지만

결국 ㅋㅋㅋㅋㅋㅋ 실패로 돌아갔지만^_^ 이 언니 덕분에 카페관리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ㅋㅋ 

 

암튼 투썸 다니면서 자잘한.... 여러 진상을 만나보았지만 이 아저씨를 능가하는 진상은 없었다.

 

이 아저씨 진짜 사이코패스같은게;;

그렇게 성질내고 남의 시선 1도 의식안하고 ( 진짜 매장 내 손님들 갑분싸되서 다 수군거렸는데; )

새로 얻은 커피 여유롭게 즐기다가 나중에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왔는데

또 태연하게 아들거 한 잔 추가주문하고 결제함ㅋㅋㅋㅋㅋ????? 

 

 

이 날 너무 속상해서 끝나고 같이 일하는 직원언니랑 알바들 몇 불러가지고 술 먹었다는 사실~~~

 

 

그리고 꼭 저 손님이 원인은 아닌데 결국 나는 투썸을 그만두게 되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도 힘들게 하고, 점주님과의 마찰도 있었고 ㅜㅜ

자세히 풀 수는 없지만 여튼 이래서 가맹점에서 일하면 안되는구나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서비스직이 힘든건 일도 고된데

같이 일하는 사람이 빌런이거나 아니면 손님이 빌런으로 찾아오거나 

또는 손님도 같이 일하는 동료도 빌런이면 진짜 오래 일 못한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진짜로..

 

그나마 동료가 좋으면 버티면서 오래 하는 편이고 

동료가 별로면 진짜 딱 생계형? 바리스타만 남는 것 같다.. 

 

열심히 하면 또 여우같이 구는 동료들이 있기 마련이라서 ㅡㅡ 이 내용은 차차 또 푸는 걸로...

 

아무튼 소수의 진상손님이 멀쩡한 서비스직 근무자들을 못살게 굴어서 평생 트라우마로 만드는거 너무 짜증남... 

멘탈이 강한 분들만.. 서비스직 근무를 하기를 바랍니다... ㅠ.ㅠ..... 

 

 

 

이제 다음 편에서는 서서히 주방이야기가 나올 것 같네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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