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무거웠어요. "
내가 즐겨봤던 연애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어렵게 뱉은 말이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 마음에 보답할 수도, 받아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한 말인데
갑자기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무언가가 들어와 내 마음에 '쿵,' 하고 내려앉았다.
나도 이 말을 꺼내봤던 적이 있어서 그런가.
그런데 같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헛웃음이 절로 튀어나왔다.
왜냐면 나는 반대였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동안 계속 내가 건네던 마음을 모른척 했던 사람이 있었다.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데 어렵게 꺼낸 그 마음을 매번 처음 보는 것 처럼 멀뚱멀뚱 쳐다만 봤던 사람.
내가 쓰는 마음과 사랑은 당연하게 받으면서도 내 마음은 절대 받아줄 일 없을거라던 사람.
서운한 마음에 " 당신은 날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내 마음은 너무 무겁다고. " 라고 하자
" 네 마음이니까 너 마음대로 해. 나는 상관없어. " 라고 대답하던 사람.
뭐 흔히 정반대의 성향이나 아예 다른 기질을 가진 사람을 '평행선' 같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닿을래야 닿을 수 없는 사람이여서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른 사람이였다.
적어도 한 가지 상황에서 여러 개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들도 전부 염두해보려고 하는 나인데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너무 많았다.
이성을 떠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는데도 번번이 그게 잘 안됐다.
내가 너무 그 사람에게 마음을 꺼내 줬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 걸까?
제 3자라는 남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당연히 해봤지만 별 도움은 안됐다.
그러기엔 그 사람의 표정, 말투, 목소리 톤, 걸음걸이만 봐도
어떤 기분이고 어떤 상태인지까지도 다 알아채버릴 정도였으니.
지금은 마음을 접었지만 가끔 그 때를 생각하면 한없이 슬퍼진다.
누군가는 저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지 못하는 대신 들어주고 있는데
그 사람은 받지도 않고 밀어내지도 않았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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