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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5. 드디어 안정 - 다름을 맞춰가는건 늘 어렵다.

by Shinbibi 2021.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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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49?category=943296 

 

4. 모든 건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 어차피 항상 그랬다.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41 3. 퇴사할까? - 일하다 내가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 2. 점점 지쳐가다 - 사람이 떠나간 곳에는 뭐든 이유가 있다. (tistory.com) 2. 점점 지쳐가다 - 사람..

shinbbi.tistory.com

 

 

 

 

 

 


 

 

 

 

 

 

사실 점장님은 모르셨겠지만, 

 

그동안 기존 직원인 나와 다른 직원은

 

일부러 새로 입사한 사람들에게는 우리 회사의 장단점부터 말해주고 일을 시켰다.

 

( 아마 점장님이 아셨다면, 그러지 말라고 했을 게 뻔했을 거고. ) 

 

 

 

 

 

어차피 그만둘 사람이면 빨리 나가주는게 매장 측 에서도 좋고, 

 

그 사람에게도 시간낭비 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매장 입장에서는 아무 말 안하고, 되도록 좋은 얘기만 하면서 

 

그냥 일만 시키면 우리 몸도 편하고 휴무도 잘 돌아가겠지만, 어쩐지 그러기가 싫었다. 

 

양심의 가책을 어느 정도 느꼈기 때문이겠지. 

 

 

 

 

 

너무 오바해서 생각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나를 포함한 기존 직원들은 우리 브랜드 일이 타 브랜드 카페보단 힘든걸 뻔히 알고 있었고, 

 

장기근무를 한다고 좋은 점도 크게 없는데 

 

굳이 금방 떠날 사람을 오래 앉혀두는 것도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그리고 당시 매장이 너무 바빠서 면접을 아웃소싱 회사에서 대신 진행하다보니,

 

우리 매장과 맞는 사람을 뽑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는것 또한 단점으로 작용했다. )

 

 

 

 

 

 

 

 

 

 

실제로 당시 우리 회사는, 타 브랜드보다 아주 약간의 임금이 높았지만 그만큼 업무강도가 쎈 편이였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힘들다는 후기가 심심치 않게 올라와 있었어서

 

면접 합격자들이 근무 전에 그런 글을 찾아보고

 

겁을 잔뜩 먹고 매장에 근무하러 오지 않는 경우도 꽤나 빈번했다.

 

 

 

매번 출근해야 할 사람이 안 온다던가, 하루 출근하고 안 나오는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분과 자주 통화를 했었는데, 

 

'아니 면접 볼 때는 다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하더니만!' 라는 지친 푸념을 전해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왕이면 한번에 끝까지 다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 이야기를 듣고 많이들 퇴사에 마음을 굳힌 느낌도 들긴 하지만... 

 

그 사람들 또한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했으니 퇴사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직장'이고 '직업'이라는 건,

 

남이 암만 뭐라고 해도 결국엔 나한테 잘 맞아야 버틸 수 있는게 아닌가. 

 

 

 

 

 

 

그렇게 계속해서 누군가가 들어오고 떠났던 자리에 드디어 막내가 들어왔다. 

 

막내는 입사 순으로도 막내긴 했지만 나이도 어렸고, 경력도 적었다.

 

하도 경력이 굵직한 사람들이 퇴사하다보니, 이번엔 노선을 바꿔서(?)

 

경력이 적은 사람을 뽑아보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얼마나 버티려나- 라는 생각을 했으나 

 

계속해서 회사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해줘도 큰 반응은 없었다.

 

그저 ' 아 그래요? '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좋아해야 하는 건가?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퇴사를 생각하고 있지만 겉으로 표출하는 성격이 아닌건지 

 

잘 모르겠어서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업무를 가르쳐야 일을 시킬 수 있으니 업무를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막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퇴사는 하지 않았지만, (?) 

 

일이 서투른 편이였고 습득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였다. 또 자주 까먹는 편이기도 했고. 

 

 

 

그래도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서, ( 나는 일을 못해도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약한 편이다. ) 

 

최대한 잊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체크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도와주곤 했다.

 

막내는 진상 손님들이 오면 화를 잘 내기는 했지만 비교적 어지간한 일에는 기분 좋게 웃는 스타일이였고,

 

당시 속시원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만한 상대가 없었기에 나와 빠르게 친해졌다.

 

막내도 처음에는 어렵게 호칭을 부르다가 나중에는 '언니,언니!' 하면서 금방 잘 따르곤 했다.

 

 

 

 

 

 

 


 

 

 

 

 

 

 

 

 

그런데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막내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같이 일하던 직원이 막내에 대해 안 좋게 이야기 하는 걸 듣고 

 

' 너가 너무 나쁘게 생각하는거 아니냐 '  라고 하자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기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하는게 아닌가. 

 

 

 

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또 어쩐지 ' 걔가 그렇다고..? ' 하는 생각에

 

막내에게 다시 상황을 물어보면 또 막내는 자신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었다.

 

(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긴 하다. 뭐가 됐든 각자의 입장이 있다는 것. )

 

자신의 판단은 이랬고, 그래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라고 대답하는 게 아닌가. 

 

 

 

 

듣다보니 또 그것도 일리가 있는 거 같아서 직원에게 이야기를 전달했는데,

 

이게 시작이 되더니 두 사람이 점점 나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털어놓을 수록 

 

나는 중간에서 난처한 입장이 되어버리게 되는 것이였다. 

 

 

 

 

 

 

 

 

 

 

 

막말로 내가 점장도 아닌데 왜 이렇게 중간역할을 해야 하는거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 막상 점장님은 본사와 매장을 왔다갔다 하시던 때라서 그런 역할을 차마 할 수 없을만큼 바쁘셨다.

 

같은 매장에서 일하면서도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로..? ) 

 

이 두 사람의 업무 스타일이 안 맞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성격이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것도 같았다. 

 

본인의 입장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면 욱하는 성질도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화를 잘 내는 편이였다. 

 

그러다보니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자주 다투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금이야 우스갯소리로 MBTI 뭐냐고 물어볼 법도 한데, 그 당시에는 그런 것도 없어서(ㅋㅋㅋ) 

 

두 사람이 왜 그런지도 모르겠고. 그냥 둘 다 상극이여서 그런가 싶어

 

최대한 둘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좋게 이야기 하고 서로가 가진 불만들을 들어주곤 했다. 

 

 

 

 

 

 

 

 

 

그런 나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ㅠㅠ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 ) 

 

두 사람은 계속 티격태격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늘어나게 되고, 

 

내가 없을 때 다투던 두 사람이 이제는 내가 있어도 다투게 되었다. 

 

 

 

결국에는 다툼이 심해져서 서로 말을 안하기도 하고, 

 

하기 싫은 업무를 서로 떠넘기기까지 하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나라도 더이상 해결방안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점장님께 이런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었다. 

 

 

 

 

 

 

점장님은 최대한 스케줄을 찢어놓고 같이 근무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여보겠다 하셨다.

 

누군가가 오픈을 하면 다른 사람이 마감을 하고, 쉬는 날은 절대 둘이 같은 날에 쉬지 않도록.

 

당시에 주5일이 기본 스케줄이였으니 휴무만 떼어놔도 일단 일주일에 4일은 안 보고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눈에 띄게 효과가 있었다.

 

일단 덜 붙어서 일하니 확실히 다투는 일들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자 점장님이 이 두 사람의 단점을 정확하게, 가감없이 바라보게 된 것이다. 

 

 

 

 

 

점장님이 일을 지시하면, 

 

나는 성격이 급해서 빨리 처리하거나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두어번 더 확인을 하는 편이였다. 

 

그런데 다른 직원과 막내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직원은 미룰 수 있을 때 까지 미룬 다음에 겨우 아슬아슬하게 끝내는 편이고,

 

막내는 미루기도 미루지만 어느 때는 까먹어버리는 경우가 잦았다. 

 

그리고 보통은 상사가 지시한 일을 끝내면 끝냈다고 보고를 하거나, 

 

업무 중 변동사항이나 전달할 사항이 있으면 공유를 해야 하는데 두 사람은 자주 그걸 잊었다. 

 

말을 순화해서 잊은거지 점장님 입장에서는 자신을 무시한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제 점장님이 출근하는 날이면, 어쩐지 또 나에게 하소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하소연의 대부분은 두 사람의 업무방식이나 내가 쉬는 날 저지른 실수에 대한 불만이였고, 

 

나는 그렇게 매장에 있는 모든 직원들의 하소연을 듣게 되었다....-_- 

 

이런 전개는 저는 원치 않았습니다만....? 

 

 

 

 

 

물론 이제 어떻게 생각해보면 내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보여질 수 있겠지만,

 

그 당시 나는 이미 무더운 날씨와 ( 최근까지도 뚜렷하게 기억나는건 숨 막힐 듯한 더위가 잊혀지질 않는다. ) 

 

매일매일 새롭게 방문하는 진상손님들, 타 매장에 비해 과도한 업무등으로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었다.

 

거기다 이제 직원들이 나만 만나면 하소연을 하기 시작하니,

 

정말 나는 나대로 미쳐버릴 노릇이였다. 

 

 

 

 

그냥 남들은 자기 일만 하면 되는데,

 

왜 나는 이렇게 타인들의 이야기까지 들어줘야 하는 업무가 하나 더 생긴 셈이였다.

 

그것도 한 두명도 아니고, 전부가 다 !!!!!

 

 

 

 

 

쉬는 날에도 마음편히 쉴 수가 없었다.

 

각자 직원들이 개인톡으로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해대며

 

저 사람이 어쨌네, 이 사람이 어쨌네 하면서 계속 알려주기 바빴다.

 

( 쉬는 날에도 실시간으로 매장에서 어떤 일이 생겼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아버리게 되어버린...

 

그리고 같은 상황을 각자 다른 입장에서 생중계 되고... 나 좀 쉬자....제발 쉬게 해줘ㅠㅠ ) 

 

 

 

 

 

그 때의 나는 어지간 하면 상황을 무조건 좋게좋게 풀어가려는 욕심이 커서 

 

그냥 의견을 들어주고 그랬겠네~ 기분이 나빴겠네~ 정도의 리액션만 해도 되었을 일인데,

 

내가 솔루션을 제시하려고 했었다.

 

 

 

 

 

나중에서야 그렇게 내가 의견을 냈던게 부메랑처럼 큰 잘못으로 돌아올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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