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이어집니다.
6. 날 좀 내버려둬 - '공감'능력이 중요한 이유. (tistory.com)
나는 항상 사람을 잘 믿는 편이였다.
항상 믿고 뒤통수 맞고 상처받으면서도 또 비슷한 상황이 다가오면
'이번엔 다르겠지. 이 사람은 다르겠지.' 하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붙들고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항상 그 기대는 무너져 내리는게 당연했다.
내 생각보다 사람들은 훨씬 이기적이고, 자신만을 생각하고,
이타심은 자신이 베풀고 싶을 때를 제외하곤 없는 편이라는걸 나는 너무 뒤늦게서야 알았다.
당시 우리 회사는 평판이 나쁜 편이였고, 체계가 없으며,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대기업이 이렇게 두서없이 돌아가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대기업이 이러는데 중소나 개인기업은 어떻겠는가 - )
가뜩이나 대외적인 이미지도 나쁜데 직원들에게 하는 행동도 치졸하기 짝이 없었다.
와중에 백화점과 본사가 함께 부담해서 하기로 한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해놓고
나중에 백화점에서 나는 모르쇠-를 시전해서 점장님이 개인 카드로 그 금액을 긁은 적도 있다...........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였다.
그걸 보고 나는 '저렇게까지 개인이 해야 하는건가? 회사는 뭘 하는거지? '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장님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어쩌면 점장님도 나처럼 순진하게 그들을 너무 믿어버렸는지도...
그렇게 몇 번의 크고 작은 일이 있었고, 결국엔 오만 정이 다 떨어졌는지 점장님도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지점으로 올만한 점장이 없다고 했다.
( 그딴게 어딨냐 10새끠들아 )
나 입사할때는 아무 매장이나 집어넣어놓고 점장들 거주지와 근무지 거리를 따져준다고? 어이가 없었다.
오히려 직급이 높을수록 그냥 발령 나는 대로 가라면 가야 하는거 아닌가?
( 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인사팀 직원과 점장들의 공사구분이 안되어서
매번 그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이가 없었다. 친하다고 발령을 거부할 수도 있구나. 심지어 대기업인데? )
계속 강조했지만 우리 매장은 바쁜 매장이고, 환경도 열악한 편이였고,
그렇다보니 남들이 봤을 땐 별로 근무하고 싶은 매장은 아니였다.
오고싶은 점장들이 없을 수 밖에. 현재 근무하는 매장이 훨씬 넓고 매출도 적어서 일하기 편한데
굳이 지옥행 열차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나 조차도 아직 모든 것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그나마 가장 크게 의지하던 점장님이 급하게 퇴사를 하게 되었고,
인수인계도 잘 못 받은 채로 내가 임시직을 맡게 되었다.
말이 임시직이지 급여는 지금과 동일한 데다가,
추후에 새로 점장이 오면 나는 다시 기존의 직급을 맡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게 언제냐고 물으니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ㅋㅋ?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다. 그럴거면 아예 점장없는 매장으로 취급하지
임시직은 또 뭐람? 그리고 늘 반복되었듯 직원은 계속해서 구해지지 않았고
우리 매장은 말도 안되는 매출을 최소한의 인원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이 회사의 문제점이란, 또 점장들끼리 친분 있는 곳 끼리만 도와주는 ( 속된 말로 친목질 )
아주 어처구니 없는 곳이였다.
자신과 친한 점장의 매장이다? 무조건 스케줄을 만들어내서라도 지원을 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없던지 말던지 본인 매장이 한가하더라도 본인 매장에 출근하는 그런 식이였다.
우리는 쉬어야 할 휴무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계속 더 많이 근무하고 있는데
사람 하나 보내줄 생각을 안하는 본사가 너무 짜증이 났다.
도대체 본사가 하는 일이 있기는 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직원들은, 문제의 그 둘만 두면 부딪히던 직원들 또한 짜증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아무리 요청을 해도 지원이 오지 않으니 매장이 돌아가려면 계속 휴무를 뺄 수 밖에 없는데,
내가 덜 쉬더라도 최대한 다른 직원들은 휴무를 더 주려고 노력해서 스케줄을 짰다.
그런데 한 직원이 자신이 쉬고 싶은 날이 있고, 그 날은 휴무로 무조건 빼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ㄱ-
평일이면 어떻게든 빼줄 수 있는데, 일주일의 매출 중에 가장 바쁜 주말 휴무를 신청하니
진짜 마음같아선 한 대 후려치고 싶을 정도였다.
그 때 당시에 나 또한 약속을 다 취소하고 있었는데 너무 이기적인 생각 아니냐. 라고 하자
'아 모르겠고 그 날 안 빼주면 나는 무단결근을 하겠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
하............. 다시 생각해도 너무 빡친다.
욕이 정말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걸 참느라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공짜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돈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 할 소리냐고 저게.
나는 지금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 놀랍게도 저 직원은, 무려 군필인 남자 직원이였다. 철 없다고 하기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지 아마? )
중대한 일이면 말도 안한다.
뭐 예를 들어서 무슨 상이라던가, 경조사라던가 하는 그런 것.
그런 것들은 본사에 정식으로 휴무를 신청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든 지원은 받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놀랍게도 그 날 휴무를 요청한 이유는 단순히 모임사람들과 술자리를 갖기 위해서라는걸
나는 알기에 참을 수가 없었다. -_-...............
저걸 허용을 할 수 없는 위치인데 받아들여야 하나.
저걸 못 받아들이는 내가 꼰대인건가.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직원은 결국 그 날 휴무를 가졌고, 덕분에 나는 2주만에 처음 가져볼 수 있던 휴무를 잘라
반 근무를 이틀 넣어서 일하게 되었다....ㅋ....
그래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나 싶고.
내가 너무 직장동료들을 사적으로 대해서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나 싶기도 하고.
진짜 오만가지 생각을 다 들게 했던 일이였다.
저런 애는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훗날 내 후임은 ' 친구들이랑 파자마 파티 해야되요. ' 라는 이유로
도저히 안나오는 휴무를 주고 혼자서 근무한 적도 있대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놀랍게도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하....
그 때 나는 결심했다.
아 직장동료는 직장동료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대하면 안되는 구나.
정말 잘해주고 정주고 퍼줘봐야 나만 호구가 되는 거구나.
그렇다면 나도 이제 달라져야 겠다. 하고 말이다.
나는 그렇게 그 날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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