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6. 날 좀 내버려둬 - '공감'능력이 중요한 이유.

by Shinbibi 2021. 7. 18.
728x90
반응형
SMALL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53?category=943296 

 

5. 드디어 안정 - 다름을 맞춰가는건 늘 어렵다.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49?category=943296 4. 모든 건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 어차피 항상 그랬다.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41 3. 퇴사할까? - 일하..

shinbbi.tistory.com

 

 

 

 


 

 

 

 

 

 

뭐랄까. 

 

항상 100% 나의 생각이나 촉이 맞는건 아니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생각은 이렇다. 

 

동성친구가 단 1명도 없거나, 있어도 타인에게 흉 보는 스타일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그런 사람들과는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 대부분 내가 먼저 끊어내는 편이기도 하지만... ) 

 

 

직장에서 이런 애들을 여러명 만나봤었는데, 

 

가장 친한 친구, 즉 베프라고 하는 친구도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베프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프렌드의 정의는, 굳이 말 하지 않아도 서로 눈빛만 봐도 대충 통하는 사이.

 

혹은 무언가를 원하면 잘 캐치해줘서 해준다던가,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연락하거나 

 

서로의 일에 대신 화내주고 나서줄 수 있는 사이. 뭐 그런정도?

 

항상 만나도 비슷한 이야기 했던 이야기 또 해도 지겹지 않은. 뭐 그런 사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때 내 밑으로 들어왔던 막내직원은 친구가 별로 없다고 했다.

 

가장 자주 만나거나 여행을 가끔 같이 가는 친구가 있긴 한데, 걔랑도 딱히 친하지 않다고.

 

근데 여기서 난 또 의문을 품게 된 것이다.

 

 

 

아니 안 친한데 어떻게 여행을 가지..?-_-? 

 

여행은 진짜 상대방이랑 이것 저것 잘 맞춰서 가야 하는 것인데. 

 

그래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안 친한데 어떻게 여행을 같이 가느냐.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막 말을 쏟아내는데 대충 해석하자면 

 

걔는 이래서 문제고 이럴 땐 저래서 어떻고 하면서 결국엔 흉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아직까지 친구사이를 유지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싫어하는 티를 냈는데, 

 

그럴거면 그냥 끊어내라 서서히 연락을 줄이던가. 라고 했더니 그건 또 못하겠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친구라는 이름을 대충 걸쳐두고,

 

없자니 자신이 아쉬워서 서로 붙들고 있는 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 얘기 하다말고 왜 이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느냐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런데 지금이라면 의아해했을 텐데, 그 때는 너무 힘들었어서 대충 듣고 이 쎄함을 느끼지 못했다. 

 

친한 친구가 없는 사람은.......... 

 

분명 어딘가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역시나 막내에게는 어김없이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 꽤 흐르고 여러가지 사건이 휘몰아치고, 너무 사소하고 자잘한 것들이라 일일히 나열할 순 없지만,

 

그 때마다 항상 그 사건의 중심에 막내가 있었다. 

 

 

 

 

커버를 쳐주는 것도 한 두번이지, 내가 무슨 부모도 아니고 언제까지 그 아이의 실수를 다 감싸줄 수는 없는 일. 

 

화를 내보기도 하고 짐짓 진지한 분위기도 잡아보고 타일러도 보고 아무튼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봤는데 바뀌질 않았다.

 

몇 일 좋아지다가 다시 원상복귀 되거나 또는 더 나빠지거나. 

 

그리고 더 나빠지는 경우에는 점장님의 분노를 나와 다른 직원이 받아내야 했다(...) 

 

 

 

 

 

그나마 덜 터치하는게 실수가 적을 정도였으니 나도 서서히 지쳐갔다.

 

아니 인성과는 별개로 일단 일을 잘 할 수는 없는건가.... 난감했다.

 

어쨌든 내 앞에서는 잘 웃고 잘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도와주려고 노력했던 것인데 

 

항상 그 노력이 물거품 되는 현장을 보고있노라면 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기분이였다. 

 

 

 

 

 

 

 

가장 큰 문제점은, 상황이 불리해지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신 너무 티나지 않게, 적당히 상황을 봐가면서 절묘하게 거짓말을 하며 

 

결국엔 자신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주장했다. 충분히 다른 방안으로도 해결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말고 이렇게 했었어야지- 라고 하면 그제서야 

 

아, 그러면 되겠구나 하고 그 때만 깨달을 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계속 다른 직원과 다툴 때에도 살짝 살짝 거짓말이 들어갔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나 또한 중립아닌 중립을 지키다보니 다른 직원은 

 

자신이 아무리 말해도 나와 막내가 마치 한 편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대놓고 서운한 티를 내기도 했다. 

 

 

 

나름 두 사람의 사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일부러 날 잡고 

 

다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 그동안 못했던 말들이나 서운한 일들을 좀 털어놓자고 했다. 

 

그럼 또 술이 들어가다보니 언성이 높아지고, 

 

장난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또 어쩐지 점점 싸움의 분위기로 변해가는 느낌이 들었다. 

 

 

 

 

ㅠㅠ 그럼 또 나는 이 사람의 말이 이렇게 해서 맞고 저 사람이 이럴 때 너는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 하면서 

 

의견을 내고 상황을 분석하려고했지만,

 

결국에는 이 행동이 두 사람에게는 각각 서운함을 안겼던 것 같다. 

 

 

 

직원에게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못하는 사람인 것 마냥,

 

그리고 막내에게는 친한 사이인데 왜 자신의 말을 안 믿고 저 사람말만 믿느냐 하는 그런 상황이 놓여지곤 했다.

 

 

ㅠㅠ 나도 사람이고 나는 솔로몬이 아닌데...

 

그냥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고 공감만 해주었으면 되었을텐데

 

그 때의 나는 약간의 공감을 할 뿐 상황을 해결하려는 분석만 하기 바빴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공감' 능력을 아무렇게나 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서 공감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이 화를 내고 있을 때 같이 화내는 건 좋은 공감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당사자에게 의견을 물어보는게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 힘들었겠다. 너는 그럼 어떻게 해줬음 좋겠어? "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내 딴에는 그렇게 위로하는게 너무 성의 없어보이지 않나? 라고 생각해서

 

상대방의 감정에 몰입해서 공감해주는 편이였는데, 그게 별로 좋지 않은 공감이라고 한다. 

 

그것도 지금에서야 알게된 일이지 그 때는 전혀 몰랐다.

 

공감능력이 그렇게나 어려운 능력인지도 몰랐고 ㅠㅠ 

 

상대방 이야기에 앵무새처럼 되풀이 해주는게 공감아냐? 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은 결국엔 나의 그런 공감 때문에 

 

'역시 내가 맞구나, 저 사람이 틀렸어!' 라는 마음을 더 키웠던 것 같다. 

 

이렇게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있던 나에게

 

점장님은 매장의 일 보다는 자신의 개인사 이야기를 많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물론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하고 말하시긴 했었겠지만...

 

누가 봐도 그 연애는 잘못된 연애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눈막귀막 상태를 시전하고 계셨다. ;; 

 

 

물론 점장님에게는 그 연애가 중요한 일이겠지만..

 

타인인 나에게는 중요도가 현저히 낮은 일이였고 

 

매장일부터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정말 굴뚝같았다.

 

 

 

 

영혼없이 들어주다가 매장에 이런 저런 일이 있었고

 

현재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신경쓰지말고 내버려두라, 라던가 

 

걔네들은 왜 그런대니? 정도의 타박이 계속되자 나 또한 점점 입을 닫게 되었다.

 

매장의 관리자 조차도 해결할 마음이 없는데 내가 가운데에서 애쓴다고 될 일인가. 

 

시간이 지날 수록 내 능력을 넘어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도 두 사람의 일을 해결하려다 포기하고 말았다. 

 

더 신경쓰다간 스트레스로 정말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 이 포스팅은 저작권법에 따라 무단 배포나 수정, 불펌, 도용을 불허하며

위 사항을 어길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