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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10. 사람이 돌아서는건 한 순간.

by Shinbibi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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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죄송합니다 흑흑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75

 

9. 또 발령이야? - 뭐 이런 회사가 다있어.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70 8.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65 7. '직장동료'는 적일까 아군일까. - 아무나 믿지 말 것. 전편에서 이..

shinbbi.tistory.com

 


 

 

 

나는 보통 잘 퍼주다가, 한번 정이 떨어지면 뒤도 안보고 손절해버리는 스타일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정 떨어지는 순간 정말 너무너무 싫어진다.

 

연애도 그런 스타일이라 그런지 애인한테 정 떨어지거나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 서서히 거리두다가 헤어지곤 그랬다.

 

 

 

그래서 아무리 친하게 지냈다 한들, 언제 이 사람과 틀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뭐 그걸 생각하고 마음을 계산하며 주진 않지만. 

 

 

 

 

 

그렇게 잘 지내던 직원들과도 서서히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이미 정은 서서히 떨어지고 있어서 친하던 사이였는데도 말을 차갑게 하거나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으면 건성건성 듣고 대답도 하는둥 마는둥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지는 않았다. 

 

이미 거기서 답은 나온게 아닐까.

 

그들에게도 그냥 내가 그저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을지도.

 

 

 

 

정확히 무슨 사건이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간이 지나서 잊혀진다는건 이런거구나 싶고.

 

막내가 업무상으로 큰 잘못을 해서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고 화를 냈더니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커녕 

 

도리어 본인도 화를 내는게 아닌가.

 

그 날 내 이성의 끈이 뚝.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 사람과도 여기까지구나. 라는걸 깨닫고 그때부터 냉랭하게 일적인 대화만 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미안해진건지, 아니면 자신의 편을 잃어서 불안했던건지

 

막내는 '제가 그렇게 말해서 죄송하다'고 카톡을 보내왔지만, 나는 읽씹을 시전했다.

 

너무 늦었다. 

 

내가 그동안 막내의 실수를 참아준지가 꽤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왜 점장님과 내 사이를 이간질했냐고 묻고 싶지도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

 

그냥 너는 그렇게 살아라. 이게 나의 복수기 때문이다.

 

애정이 없으면 그 사람에게 지적도 하지 않는 법.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것 또한 어느 정도의 애정이 필요한 일이다.

 

애초에 막내는 누군가의 지적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기에  지적해봐야 나만 스트레스받고 나만 입아플 뿐이다.

 

 

 

 

차라리 발령이 잘 된거 같다. 싶어서 그렇게 멀어지고 새로운 매장으로 가게 되었다.

 

아예 한 층이 새롭게 다 입점하는 곳이라 난리도 아니였고, 

 

이 매장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구나. 하는 압박감에 어깨가 무거웠다. 

 

점장님은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내가 가는걸 아쉬워 하셨고,

 

그래도 가까운 매장이니 잘 지내보자며 인사하고 새로운 매장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뭐,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우리 매장은 주력매장이 아니였고,

 

하루 차이로 큰 매장과 동시오픈을 하는 바람에 우리 매장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였다^^...........

  

 

본사는 온통 그 큰 매장에 집중하느라 우리매장은 거의 나몰라라 하고 있었고,

 

나는 오기가 생겨서 (ㅋㅋㅋ) 차질없이 오픈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픈에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온 직원들이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것과. 

 

당시 인스타그램이 활발하게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을 본사에서 주시하고 있다. 

 

만약 사진상으로 본사 마음에 들지 않는 비주얼의 제품을 제공할 시

 

해당 지점 점장의 시말서를 받겠다 or 책임을 묻겠다 ]

 

 

 

 

라는 본사의 공지가 내려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 같은가? 진짜로 저런 공지가 내려왔다................. 

 

결국 본사 마음에 드는 비주얼이 아니면 안되는거고, 그러면 신입직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ㅡ_ㅡ 

 

당시 유행하고 있던 제품이 아이스크림이라 신입들은 아이스크림 기계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절대적으로 신규매장에 불리한 지침이였다.

 

아이스크림을 능숙하게 뽑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모양이 예쁘지 않아도 그냥 제공을 했어야 맞는 것이다. 

 

( 그걸 일일히 다 폐기하면 매출대비 원재료 비율이 터무니 없이 높아지기 때문에............. ) 

 

 

 

 

 

 

 

당시 우리 매장 오픈멤버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알바 2명( 오픈 전날 본사가 뽑아준.. 따끈따끈 신입 )

 

일한지 1주일 된 직원 ( 주문만 받고 음료만 만들줄 암 ) 이 전부였다.

 

내가 알아서 하겠지~~~~ 가 너무나도 느껴지지 않는가...? 하.....

 

 

 

 

 

결국 아이스크림을 짜지 못하는 직원들을 두고 밥도 먹으러 못갔다.

 

가려면 진짜 바로 옆 가게에서 밥 시켜놓고 우리 매장 쳐다보고 있다가 

 

손님 오면 밥먹다 말고 달려가서 아이스크림을 짜놓고 와야 하는 것이다.

 

오픈 첫 주에는 그냥 화장실만 다녀오고 쉬지 못하고 기계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쉬었다. 

 

근무 시간? 당연히 오픈- 마감까지 풀근무. 대충 15시간 정도..?^^ 

 

이러니 빡이 쳐 안쳐!!!!!!!!!!!!(급발진)

 

 

 

 

 

결국엔 직원들이 할 수 없으면 시키지말라 이거고,

 

바꿔말하면 신규매장의 점장들은 쉬지 말라 이거였다.

 

( 어차피 모든 메뉴를 제조할 줄 아는 직원이 하나도 없기에 쉴 수도 없다 ㅡㅡ ) 

 

그렇게 안 쉬고 일하면 최소한 휴특은 줘야 하는데ㅋㅋㅎㅎ

 

나는 본사에서 못주겠다 해서 돈도 떼여봤다.. 

 

 

쉽게 얘기하자면, 만약 한 달에 주어져야 하는 휴무가 8갠데 

 

8개를 못 쉬면 당연히 8일치의 특근 급여를 줘야 한다. 근데 본사에서는

 

 

" 8개 못줘... 4개만 받아^^  누가 쉬지 말래???

 

직원들 나오게 해서 쉬면 되잖아 우리가 쉬지말라고 한 적 없음~~~~ " 이거였음.

 

 

 

그래서 아니 회사에서 이렇게 말해놓고 쉬라고 하면 어떤 점장이 쉬냐 라고 화를 내도 묵묵부답. 

 

못 준다는데 그걸 무슨 수로 받아냄? 그리고 못 쉬겠으면 다른 지점 점장에게 지원해달라고 하라는데 

 

그걸 본사에서 해줘야 하는 거 아님? ㅋㅋㅎㅎ

 

 

직접 지원 구하라고 함. 그리고 점장들은 본인 친분없으면 절~~~~~~~~~대 지원 안감.

 

 

이게 그 회사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였다.  ( 단점이 더 있다는 소리다. ) 

 

 

 

 

^_^................. 지금 또 쓰다가 열받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노가 잠깐 솟았음...

 

 

 

 

 

 

반면에 그 큰 매장에는 아주 ㅋㅋㅋㅋㅋ 본사에서 열심히 기존 직원들도 보내주고 

 

본사직원들도 다 달려가서 도와주고 .. 회사의 높은 분이 다 찾아가서 인사하고 축하해주고 뭐.. 안봐도 뻔했다. 

 

어차피 우리매장을 이렇게 버리는 거라면ㅋㅋㅋ 아예 그냥 관심 밖의 조용한 매장이 되자.. 

 

내 할일이나 하자.. 하면서 일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산넘어 산이라고, 진짜 고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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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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