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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15. 우울증의 시작.

by Shinbibi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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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98

 

14. 회사는 오로지 회사만 생각한다.

지각 죄송합니다 ㅠ.ㅠ 명절에도 근무하느라 녹초였었네요.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93?category=943296 13. 책임감 없는 직원이 대형사고를 치다.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

shinbbi.tistory.com

 

 

 

지난 주 지각한만큼 일찍 돌아왔습니다! ㅎㅎ 

 

 

 


 

 

 

그렇게 개빡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는데도...

 

그렇다고 해서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지금 같으면 그냥 내 휴무가 보장이 안되는데 휴특급여까지 까이다니? 당장 퇴사. 

 

이렇게 될텐데 그 때는 그게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는 너무 빡쳐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인사팀에서 파쇄기에 갈아버렸다고;;;;;;;;;;;;;;;

 

나는 이런 경우는 또 처음 겪어봐서... 아니 내 사직서....... 어디로...웨얼?....

 

 

 

회사원들도 원래 이런가? 나도 이러다 영영 퇴사를 못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또 막상 내 밑에서 일한 애들을 아예 모르는 사람한테 떠넘기고 가는 것도 

 

영 꺼림칙 하다는 생각을 해서 아등바등 버텼던 것 같다. 

 

 

 

 

 

아무튼 말도 안되는 인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보니 아웃소싱 회사에서는 

 

급한대로 당장 근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뽑아서 보내줬는데, 

 

이 사람들 또한 몇 일 근무하고 그만두겠지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뭘 알려줘도 듣는 둥 마는 둥, 틈이 나면 흡연하러 간다고 한다던가,

 

처음부터 근무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그 친구는 팔에 엄청난 문신을 하고 있어서 

 

백화점 특성상 타투나 문신이 보이면 안되는 관계로 팔토시를 착용하고 근무했었는데, 

 

너무 덥다며 이걸 빼면 안되냐며 계속 궁시렁 거리기는 했다만...

 

그럴거면 팔에 타투를 하질 말았어야지... 아니면 백화점에서 근무를 하지 말던가.. 라는 생각을 했다.

 

거기다가 흡연까지 하니 좋게 보일리가 없다. 흡연을 하러 계속 보내줘야 하는데

 

또 이게 다른 직원의 불만이 될까봐 걱정되기도 했고 -_- 

 

 

 

 

그래도 나에게 인사권이 없는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연달아 2주 풀근무 끝에 드디어 반나절 좀 쉬어보려던 참에!!!!!!!!!!!!!!!!!!!!!! 

 

마감 출근조 시간에 출근해야할 신입이 오지 않았다........^^ 핸드폰은 꺼져있고 연락도 없고.

 

나는 해당 신입이 출근하면 반나절이라도 쉬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또 신입이 일하다 말고 도망을 갔다... 뭐 말이라도 하고 가던가 ㅡ_ㅡ 

 

나중에 아웃소싱 회사에 연락해서 물어보니 뭐 집안사정이라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어쩜 핑계도 항상 다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똑같은 핑계를 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나와 일이 안맞다! 라던가 업무가 하기 싫다라던가의 이유를 대면 당연히 수긍을 할텐데

 

굳이 가만히 계시는 부모님이 아프다고 하던가.... 또는 뭐 이유 대기 애매해지면 집안사정... 으로

 

대충 둘러대고 그만두는게 너무 어이가 없다.. 그리고 제발 미리미리 말하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또 신입이 도망갔고... 또 아웃소싱회사는 부랴부랴 면접을 보고...

 

우리 매장은 그리 바쁜 편도 아닌데 사람이 또 도망가는 매장으로 찍히고... 

 

 

 

 

 

 

 

진짜 이 때는 휴식이 정말 간절했었는데,

 

결국에는 조기퇴근은 무슨.. 그냥 또 다시 마감까지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그 날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정말 멀고 멀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열심히 하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안되는 것일까? 

 

어르고 달래서라도 퇴사한 직원들에게 다시 출근을 하라고 했어야 했을까?

 

( 물론 곧죽어도 싫고 다시 돌아가도 그러지 않을 것임. )

 

 

 

 

 

 

 

 

 

모든 일에 대한 원인이 나한테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지,

 

그 당시에 서서히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 시간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일을 아무리 해도 성과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있다 한들 전혀 회사는 관심이 없고.

 

내가 회사원이라는 평범한 직업을 선택했더라면 뭐가 달랐을까?

 

적어도 주말은 보장된 휴무를 가졌겠지... 나한테 모든 책임이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고.

 

 

 

 

하면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다보니 마음이 공허했고, 

 

매일 집에서 잠만 자고 나오다 보니 체력도 많이 깎여나가고, 

 

밤에는 다리가 퉁퉁 붓고 화끈거려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정근무만 해도 나머지 시간에 충분히 휴식을 가지면 될텐데

 

오버타임으로 너무 오랜 시간을 서서 일하다보니 다리가 버티지 못하는 것이였다.

 

 

 

잠이라도 푹 자야 컨디션이 그나마 나쁘지 않아서 다음날 일을 할 수 있는데

 

잠을 제대로 못자니 다른 지점 직원들과 술자리를 자주 하게 되었다.

 

적어도 술을 마시면 집에 늦게 들어가지만 적어도 4시간 정도는 푹 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알코올의 힘을 빌려서 숙면을 취하려고 했던 점도 없잖아 있었다.

 

 

 

돈은 버는데 쓸 시간이 없으니 차라리 그냥 저축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저축은 정말 조금만 하고 갖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큰 고민도 없이 턱턱 사버렸다.

 

나의 큰 씀씀이는 여기서부터 시작이 된 것 같다; 

 

사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공허함에 소비를 하게 된다던데

 

아마 이 또한 우울증의 시작이 아니였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그나마 약간의 합리화를 하자면...

 

이 때가 내 평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책을 내 돈으로 사게 된 때였다.

 

신간 나왔다 하면 그냥 바로 주문해버리고 쌓아놨다가 어쩌다 한번 쉬는 날에 몰아서 읽고는 했다.

 

거의 대다수가 웹툰이나 에세이 이긴 했지만... 막 너무 엉뚱한데다 쓰지 않아서 그나마 좀 마음이 편하다. 

 

( 물론 술에도 많이 쓰고 먹는 데에도 많이 썼음................ ) 

 

 

 

 

그렇게 나는 서서히 나도 모르게 우울증에 스며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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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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