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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16. 직원은 그저 회사의 '부속품'이다.

by Shinbibi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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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302

 

15. 우울증의 시작.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98 14. 회사는 오로지 회사만 생각한다. 지각 죄송합니다 ㅠ.ㅠ 명절에도 근무하느라 녹초였었네요.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293?..

shinbbi.tistory.com

 

 


 

 

 

 

 

그렇게 꾸역꾸역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었다.

 

다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쓸데없는 책임감으로 계속 질질 끌고 갔던 것 같다.

 

사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었던 건데.

 

( 뭐 만약 내가 퇴사했더라면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맡아서 했을테니까? ) 

 

 

 

 

모르겠다. 그 때의 나는 버티는게 이기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그렇게 해도 결국에 나가떨어지는 건 결국 나였지만.

 

 

 

 

근무해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알겠지만, 백화점 근무자들은 근무중 핸드폰 사용이 원래 금지된다. 

 

혹시나 '왜?' 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설명을 추가하자면...

 

핸드폰 사용을 하다 손님을 맞이하면 손님이 바로 백화점 측에 컴플레인을 걸기 때문이다.

 

그 사용의 목적이 일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_-;;

 

애초에 그렇게까지 배려해주는 고객분들이 별로 없는게 함정이지만.

 

 

 

그런데 직업 특성상 매장에 당연히 있어야 할 노트북이나

 

매장전화가 없고 ( 전화가 있는 매장도 간혹 있으나 당시 우리 매장은 없었다. )

 

사무실도 당연히 없고 하다보니 근무하는 매장 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할 수 밖에 없는데,

 

회사에서 연락이 오는건 당연히 점장 개인 핸드폰이고,

 

이를 사용하다가 백화점 측에 적발이 되면 문제가 되는 식이였다.

 

 

그럼 뭐 회사측에서 백화점 측에 양해라도 구하던가.

 

매장 전화가 없어서 개인이 휴대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그러나 우리 회사는............... ^^ 당연히 이를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 빠른 피드백을 원하는 편이였다.

 

매장이 바쁘건 말건, 점장이 휴무건 말건 아무튼 자신들이 톡을 하나 띡 하나 보내고

 

보고 바란다고 하면 재빠르게 보고하는 걸 선호했다는 뜻이다. 

 

 

 

조금만 딜레이가 생기면 무슨무슨 매장 빨리 보고하라고 단체 톡으로 재촉까지 했다.

 

근데 과연 이게 그렇게 급한 문제인가? 라고 생각해보면 절대 그런게 아니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장 내에 보유하고 있는 소모품의 재고가 몇 개인지,

 

혹은 뭐 신제품 홍보 메뉴판이 입고가 되었는지 아닌지와 같은..

 

내 기준에서는 그렇게 당장 피드백이 필요한 내용이 아닌데 재촉을 하니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급하면 미리미리 말해서 언제까지 취합을 하겠다고 연락을 주면 될일 아닌가; 

 

우리 회사는 절대 미리미리의 회사가 아니였다.

 

늘 발등에 불 떨어지듯 일이 닥쳐야지 그제서야 부랴부랴 하는 스타일.

 

 

 

 

 

뭐 물론 난 휴무가 거의 없었어서 항상 매장에 상주했기 때문에 빠른 보고를 할 수 있었지만^^...... 

 

어쩌다가 휴무날 그런 연락이 오면 또 매장 직원들한테 전화를 하고...

 

직원들이 손님 응대중이면 기다렸다가 다시 전화하고.. 뭐 그런 식이였다.

 

그럼 또 그 새를 못참고~ 얼른 보고하라고 난리난리 개난리를 쳐대니... 진짜 큰 스트레스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안그래도 다른 카톡방도 많은데 저런 식으로 모든 카톡방을 운영해대니 이게 아주 환장할 노릇; 

 

굳이 이런 방까지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드는 방도 몇몇 있었는데 

 

그런 방들은 심지어 관리도 안하고 한동안 카톡도 올라오지 않아서 저럴거면 그냥 없애지 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아마 우리 회사를 근무했던 사람들이면 이쯤되면 야 너두? 이러면서 다 알 듯 ㅋㅋㅋㅋㅋ

 

카톡방 노이로제 다들 걸려서는... 카톡 하나 울리면 다들 경쟁하듯 번개같이 보내고 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가장 일을 대충 하는 것 같은 팀이 마케팅팀이였는데, 

 

신메뉴 홍보이미지를 만들때 오타 관리도 안하고.. 가격 확인도 안하고 맨날 그냥 인쇄소 보내서

 

매장에 다 뿌렸다가, 다시 오타났으니까 폐기하고 다음날 새로 들어오는 걸로 교체하라고 하고 ㅋㅋ

 

가격 오타나서 그 부분을 가리라는 둥.. 아무튼 실수를 어마무시하게 했다.

 

마케팅 팀이 버린 홍보이미지 금액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이 인쇄하지도 않는 소량인쇄면 돈 꽤나 들텐데 ㅋㅋ

 

 

 

당장 오늘부터 신메뉴가 출시되어서 이걸 주력해서 팔아야 하는데 

 

배송이 안와서 홍보 이미지가 안옴^^ 그럼 손님은 어떻게 주문을 하나요? 독심술로 아나요?

 

진짜 엄청 관심있는 손님이여야 뭐 인스타를 찾아보지 이건 뭐 ㅋㅋㅋ 

 

그래놓고 못 팔면 매장 탓이나 운운하고..

 

 

 

아무튼 마케팅 팀장이라고 앉아있는 사람이 진짜 일을 못하는 사람이였음.

 

한번은 이 팀장이 하는 소리가 논리에 안 맞아서 말 대꾸 한번 했더니~

 

아주 노발대발해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뉘앙스는 감히 니가 뭔데 팀장인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뭐 이런...

 

지금같으면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대상인데 당시엔 그런게 없어서 너무 아쉽다 ㅜㅜ 쯥 

 

 

 

너무 열받아서 카톡 캡쳐도 해두고 아직 갖고 있긴 한데...

 

이걸 오픈하면 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니 어쩌니 하겠지 싶어서 공개는 못하고...^^ ㅋㅋㅋㅋㅋ 

 

 

 

 

그 외에도 없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나름대로 직원들 서비스나 위생교육도 내가 알아서 하는 편이였고,

 

한가할 때 직원이 가만히 있으면 손님도 안 오니 청소나 해라~ 하는 식으로 해놨어서

 

직원들도 꽤 청소를 하는 편이였다. ( 물론 내 기준에선 좀 아쉽긴 하지만 이거라도 하는게 어디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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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본사 직원이 몰래 ( ㅋㅋㅋ근데 들킴 ) 매장을 감시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다...

 

마치 비밀요원처럼 어디선가 숨어서 우리 매장을 훔쳐보고 있었던 것...

 

그 날 나는 휴무를 잘라서 하프 근무(반차?개념)만 하고 퇴근하고 없었는데 

 

매장 직원이 본사직원을 알아보고 급하게 매장을 또 청소함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직원이 한참 지켜보다가 와서는 이것 저것 지적하며 심드렁하게 몇 마디 했는데 

 

 " 뭐, 이정도면 그래도 관리가 되고 있는 매장이네요. " 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해듣고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ㅡㅡ

 

 

 

뭐 이 정도??????이이이이-저어어어엉-도오오오??????????

 

다른 매장 가보면 우리 매장보다 더러운 매장이 얼마나 많았는데 ㅂㄷㅂㄷ

 

샅샅이 살펴보란 말이야!!! 냉장고 안이나 바닥같은 데도

 

깨끗하게 얼룩 남지 않게 닦으라고 얼마나 내가 교육시키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했는데!!! ㅂㄷㅂㄷ 

 

 

 

그야말로 어이가 없었다...

 

신경을 눈곱만큼도 써주지도 않으면서 지적이나 하다니...

 

규모가 큰 매장이나 매출이 높은 매장은 실수해도 넘어가고 알아서 필요한거 없냐며 사다 날라주고 하더니만

 

우리 매장 올때는 그 흔한 비타500 도 사오지 않고 ㅋㅋㅋㅋ 와서 매장을 지적하고 있는 현실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막말로 음료수 사오지 않아도 그냥 말이라도 " 힘들죠? 고생이 많네요. "

 

이런 말 한마디면 직원들도 고맙게 생각할텐데 

 

그 흔한 위로조차도 하지 않고 갔다는게 참........참.... 참 그랬다. 

 

그렇다고 우리 매장이 매출이 바닥도 아니고..

 

나름 신규오픈 매장이고 주변 가게에 비해 꽤 장사가 되고 있는 매장이였는데도 말이다.

 

일부러 우리 매장을 찾아오는 고객도 꽤 되었고..... 뭐...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렇게 찬밥신세를 해놓고 필요할 때는 엄청 잘 찾음ㅋㅋㅋㅋ

 

뭐 빌리려면 맨날 전화해서 뭐 있냐 무슨 재고 얼마나 있냐 물어보고...

 

나야 항상 불안병(;) 이 있어서 재고를 살짝 넉넉하게 가져가는 편이긴 한데 

 

한때 모 매장 오픈해야 하는데 당장 쇼케이스에 진열할 우유가 없어서

 

( 개인이 살 수 없고 무조건 발주-입고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 ) 

 

사무실에서 발 동동 구르고 있을때 쿨하게 퀵으로 보내준게 누구더라...^^?

 

 

 

 

그러게 미리미리 좀 해놓지...매장오픈 예정인데 어떻게 우유를 발주를 안해두냐.....

 

그 때 내가 보내주지 않았으면 오픈 계획에 큰 차질이 있었을텐데

 

그 뒤로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음~~~ 이야 도둑놈 심보! ^^

 

 

 

 

 

 

뭐 아무튼 그랬다... 이 놈의 회사는 그냥 뭐든 제 멋대로 굴러가는 구나를 

 

매일매일 갱신하듯 깨달아 가는게 너무 싫었다. 이런 회사에 있는 나도 싫어질 지경이였고.

 

그냥 말 한마디라도 해주면 되는건데 아무도 그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았다.

 

되려 직원들끼리만 으쌰으쌰 하게 되는..

 

근데 그 으쌰으쌰의 끝이 결국엔 회사를 위한 것이라는게 몸서리치게 싫었다;

 

따지고 보면 그게 우리를 위한 일이여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가 성장한다고 해서 승진을 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 

 

성과급이 있기를 하나~ 뭐 아무튼 그냥 모든 것이 싫었다. 싫은데 참고 있었던 거고.

 

인간대 인간으로 일을 하고 싶었던 건데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매장 직원들은 수많은 부품 중의 하나고 회사는 로봇인. 

 

부품들이 열심히 움직여줘야 로봇이 움직이는 그런. 그런 느낌이 강했다.

 

 

 

 

대기업이란 결국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근데 이렇게나 말이 안되게 돌아가던 대기업은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터라 ㅡㅡ 

 

( 물론 지금까지도..................... 심지어 중소기업도 이렇게는 안 굴러감. ) 

 

놀랍게도 이렇게 욕을 많이 했는데 아직도 욕할게 남았다는게 ㅠㅠ 정말 어메이징 코리아. 

 

 

 

 

 

 

 

 

 

 

 


 

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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