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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 얘기 뿐.
외식업 에피소드

20. 우울증을 앓던 직원이 퇴사하다.

by Shinbibi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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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이어지...는 내용 맞을겁니다 아마도...( 삐질삐질 ) 

 

https://shinbbi.tistory.com/335 

 

19. 백화점 갑질의 시작.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324 18. 마케팅도 엉망진창.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316 17. 매일매일이 전쟁터.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shinbbi.tistory.com/311 16. 직

shinbbi.tistory.com

 

 

 

 

 

 

와. 이제 보니까 엄청 오래된 시간이 지났구나 싶다.

 

한동안 외식업 에피소드를 쓰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카카오에 브런치 작가신청을 했으나

 

번번이 떨어지는게 짜증나서 그냥 때려쳤던거 같다 ㅋㅋ

 

딱 저 때쯤 이제 다른데로 이직하고 싶어서 발악하던 시기기도 했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단 나을거 같아서 쓰긴 했는데 뭐 열심히 읽는 사람도 없고

 

( 흑흑. 그래. 외식업일기 누가 재밌게 보겠어 _ 이 직군이 아니면 깊이 공감하기도 어려움 )

 

 

 

뭐 아무튼 그렇지만 애매하게 이야기를 끝낸게 마음에 걸리고 

 

또 마침 요새 마음도 심란하니 글 써도 될거 같아서 써보는 이야기!

 

 

여튼 내내 빡치는 이야기들이라서 좀 그렇긴 하지만...............후후

 

 

 

당시 우리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중 하나가 우울증을 앓던 직원이였다. 

 

물론 처음엔 전혀 몰랐다. 티가 나지 않았고 가끔씩 힘 없어 보였지만 그건 뭐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종종 보이는 모습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러다 일하면서 서서히 친해지고 업무카톡이 점점 사적인 카톡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 외식업의 장점이자..단점? ) 

 

하면서 그 직원은 내게 자신이 오랜 시간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고백해왔다.

 

 

 

솔직히 처음에 들었을때는 헉 진짜? 하고 놀라다가,

 

얘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꽤 힘들었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였겠구나 싶어서 대견하기도 하고

 

나를 그만큼 믿고 의지해주었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별별 감정이 다 뒤섞였었음. 

 

( 그 때 당시만 해도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을 때였음. ) 

 

 

 

 

 

 

그 친구의 사연은 개인적인 것이니까 뭐 자세하게 풀어낼 수는 없지만..

 

가족사가 얽혀 있었고,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오랜 시간동안 짙은 우울에 방치되었었던 상태였다. 

 

 

 

어느정도로 우울증이 심각했느냐면, 

 

그냥 밥을 먹다가도 문득 문득 ' 아 죽고 싶다 ' 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였다.

 

그나마 그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어머니가 불쌍해서.

 

자기가 없으면 힘들어하실 어머니가 눈에 밟혀서 였던 것이였는데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그게 다행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죽는 것 보다야 당연히 사는게 더 나을테니까.. 어머니라도 이 아이의 마음에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최소한 어머니가 계실 동안만큼은 이 아이가 목숨을 끊지는 않을 거 같다 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최근에  ' 이재, 곧 죽습니다 ' 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이 친구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그래서 이 글을 갑자기 쓰기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주인공은 가차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다던져버렸지만... 이 친구는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아무튼, 꼭 그게 이유여서는 아니지만 나의 오지랖이( INFJ특 )  또 발생하면서 

 

이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웃게 한다던가,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걸 잠시만이라도 알게해주는 마음을 들게 해주고 싶었다. 

 

뭐 원래 나는 크고 작은 선물들을 지인들에게 주는 걸 좋아해서 

 

이때도 직원들에게 이것 저것 작은 것들을 선물해주곤 했는데, 

 

그 친구가 크게 감동을 받고 좋아할 때마다 나도 덩달아 기쁘기도 하고, 

 

이렇게 사소한 선물로도 저 아이를 기쁘게 할 수 있구나 하면서 안도감도 얻고, 

 

이번엔 또 뭘 해줄까? 하면서 고민하는 시간도 가져보곤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한~~~ 참 흐른 지금에서야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그게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좀 복잡해지곤 한다. 

 

왜냐면 내가 도움을 주고자 했던 그 아이에게 결론적으로는 상처를 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충분히 다방면으로 매력적인 친구였다.

 

잘 웃고 밝고 재미있기도 하고, 싹싹하기도 했다.

 

우울증 때문에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고 타인이 주는 호감의 표시도 알아채지 못하고 

 

' 에이 설마, 나같은걸 누가 좋아하겠어? ' 하는 생각으로 본인을 깎아내리기도 하는 아이였기에

 

자신을 미워하기보단 사랑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해본 결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가장 쉬운 방법들 중 하나인 

 

하루에 1~2가지 정도 자신이 행한 선행을 종이에 적어서 병이나 통에 보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훗날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질 때마다, 그 보관해놨던 종이들을 펼쳐보고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아 내가 이렇게 좋은 일도 하는  괜찮은 사람이였지! 하고 깨닫기도 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는 방법이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이걸 한번 해보자고 권했다. 

 

그 친구는 꽤 망설였다.... 물론 이때 내가 이 시그널을 눈치챘더라면, 상처를 주진 않았을텐데. 

 

그렇지만 용기내서 해보겠다고 했고, 나 또한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이미 긴 세월을 우울증을 앓고 지낸 사람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이였다. 

 

 

 

생각해보라.  인간이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먹는 순간에도 죽고 싶어하는 환자였는데 

 

내가 너무 초반부터 큰 숙제를 떠안긴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때의 나는 의욕에 넘쳐서 그걸 간과하고 있었고, 그 친구가 당연히 해낼 수 있을거라고 판단해버렸다.

 

사실 내가 전문가도 상담가도 아닌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주제넘은 행동이였다고 생각된다.

 

도우려는 마음이만 앞서서 정작 당사자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였다. 

 

 

 

 

 

처음에 몇 일은 해냈던 친구였는데, 서서히 그게 숙제처럼 다가왔던 것 같다.

 

압박감인지 부담감인지 모를... 그래서 그 친구는 서서히 그걸 포기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친구의 힘든 마음은 생각하지 못하고 

 

'내가 도와준다고도 했고 너가 노력해보겠다고 약속했잖아, 왜 안하는거야? '하고 다그쳐버렸다. 

 

 

 

그러자 그 친구는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냥 모든 것이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감정이 상해버렸는지 퇴사하겠다고 말했다.

 

아마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나에게 큰 서운함을 느꼈으리라. 

 

하지만 그 때의 나도 어렸고, 욱해서 퇴사한다는 말을 하는 직원에게 큰 실망을 해버렸다. 

 

이유도 묻지 않고 언제까지 할거냐, 하고 바로 회사에 보고하겠다 하고 퇴사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때 난 그 친구의 힘들다는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정말 힘든 우울증 환자에게는 남을 신경쓸 기력도, 도와주려는 여유조차도 어려운 일이였던 것이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도 버거운데 선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던 것 같다. 

 

난 그저 그 친구가 눈을 떠서 출근을 하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냥 그런 것들을 적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아무래도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 친구에게 작용했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본인을 붙잡을 거라 생각했었는지, 그 친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난 모른척 했다.

 

퇴사라는 말을 그렇게 가벼이 해버리는건 먼 훗날 그 친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는 걸 가르쳐주고 싶었고, 

 

본인이 꺼낸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또한 내가 그 친구를 크게 배려하지 않았던 방식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눈에 띄게 차가워진 나를 보면서 꽤 큰 상처를 받은 듯 했으나, 

 

난 조금 기다리면 그 친구가 다시 용기를 내보겠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기다려도 그 친구는 용기를 내지 못했고,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하면서 결국 떠나게 되었다. 

 

함께 하는 동안 즐거운 추억들이 많았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안 좋게 마무리가 되어서 안타까워서 

 

종종 생각이 났던 친구다. 

 

 

 

 

 

물론 내 잘못도 크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너무 커다란 숙제를 안겨주고 해내지 못했다고 실망해버리는 꼴이라니. 

 

종종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이 친구를 생각하면서

 

' 내가 그 친구에게 상처를 안겨줘서 벌 받나보다. ' 라고 생각한 적도 꽤 된다. 

 

그 친구는 알까? 내가 그 날 이후로 계속 미안함을 품고 지내왔다는 사실을. 당연히 모르겠지. 

 

 

 

만약 지금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와는 다른 반응으로 

 

조금 더 유하게 그 친구를 감싸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 때보다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대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매번 하는 생각인데, 외식업에서는 특히나 사람관리가 제일 중요하며... 어려운 일이다. 

 

일도 힘들고 보수도 썩 좋지 않은데, 같이 일하는 사람마저 손발이 안 맞고 트러블이 생긴다? 

 

굳이 이 직업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그게 요즘 외식업에서 신입들이 많이 이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다 잘해주고 한명 한명 다 세심하게 케어해준다고 해서 퇴사 안하는 건 아니다.

 

그 속에서도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직원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로 인해 버티고 계속 이어가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사람이 계속 나가는 데에는 원인과 문제가 분명 존재한다... 그걸 해결하지 못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아랫사람이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선임을 만나기를 바라며..

 

구구절절 썼는데 결론이 요상하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열심히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버렸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거 뭐든 적당히 합시다.

- by shin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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